달팽이 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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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 2008. 2. 11 ]
우리집에서 키우는 달팽이가 알을 낳았다.
아침에 출근하면서 들여다 볼 때만 해도 아무 것도 없었는데, 저녁에 퇴근하면서 들여다 보니 달팽이 통 바닥에 뭔가가 있다.
며칠 전에도 달팽이가 흙(톱밥)을 파고 들어가 땅 속에 있는 것을 봤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는데, 가까이 가서 보니 옅은 노란색으로 보이는 알을 낳아 놓았다...^^
▼ 달팽이가 낳아 놓은 알들~ ^-^
(크게 보니 완전히 달걀이다...ㅋ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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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기서 달팽이에 대해 잠시...^-^
달팽이는 암수한몸으로 수컷의 기관과 암컷의 기관을 모두 갖고 있다.
하지만 혼자 모든 걸 해결(?)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알을 낳으려면 두 마리가 만나 짝짓기를 해야 한다.
짝짓기 때는 각자 몸에서 대롱 같이 긴 큐피드의 화살(생식기)을 꺼내어 상대방의 몸에 넣고 서로 정자를 교환하는데, 짝짓기 하는 데 한 시간 정도 걸린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.
짝짓기를 하고 나서 한 달 정도 지나면 흙을 파헤치고 알을 낳는다고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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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닌게 아니라 이 녀석들이 한 달 정도 전부터큐피드의 화살을 꺼냈다가 집어 넣었다가 하면서 돌아다니는 걸 본 적이 있다.
신기하게도 아무것도 없던 오른쪽 목 부위에서 큐피드의 화살이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한다.
▼ 큐피드의 화살이 조금 나와 있는 모습... 어디 다친 줄 알고 깜짝 놀랐었다...^^;
3주 정도 전에는 드디어 달팽이들이 짝짓기 하는 모습도 볼 기회가 있었다.
저녁 때 달팽이들 밥을 주려고 탁자 아래를 들여다 보니 두 녀석의 자세가 뭔가 이상해 보인다.
두 마리니까 큰 더듬이가 네 개여야 하는데 뭔가 하나 더 있는 것 같기도 하고...
자세히 보니 큐피드의 화살을 꺼내서 짝짓기를 하고 있었다~ ^o^
▼ 달팽이가 큐피드의 화살을 꺼내서 짝짓기를 하고 있는 모습~♡
(※ 짝짓기에 한 시간 정도 걸린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어서 방해하지 않으려고 그대로 놓고 사진을 몇 장 찍었다)
달팽이들이 짝짓기 하는 걸 보고 나서는 며칠동안 지켜 보다가잊어 버리고 있었는데 3주 정도 지난 오늘 알을 낳았나 보다.
알을 정리하면서 몇 개인지 세어 보니 정확히 195개...!!!
알을 낳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한데 생각해 보니 이 녀석들을 어떻게 다 키울지 걱정이 된다.
그래서 달팽이 알 중에서10 개만 새 통을 마련해서 부화하도록 땅 속에 심어 두고 나머지는 버리기로 했다...ㅡㅡ;
추운 겨울에 그냥 버리기도 뭐해서 끓는 물에 삶아서 버리기로 했는데, 가족들이 불쌍하다고 해서 40 개를 추가로 묻어 두기로 했다.
언제쯤 부화할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, 온도와 습도가 잘 맞을 경우 적어도 보름에서 길면 한 달이 걸린다고 한다.
너무 많이 태어나도 걱정이고, 그렇다고 하나도 안 나와도 걱정이고...
누구 달팽이 분양 받을 사람 없나..? ^^;
▼ 통 아래 쪽에 보이는 게 달팽이가 낳아 놓은 알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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